250516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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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후기가 아니라.. .. 떠오르는 생각의 조각보 같은 글입니다. 
 

박은태 차지연 최호중 원종환 홍륜희 양성령 홍준기 김단이

 

졌다... 이 극을 사랑해서 나는 오늘도 지고 내일도 져야지.

명창 둘이 미친 순애를 말아주는데 아이오와의 그 나흘이 또 나를 살게 한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로버트와 프란체스카가 조명을 받지 않을 때도 호의와 긴장과 애정을 담은 몸짓으로 공간을 채우고 있어서 제발 둘이 사랑하면 안될까? 수영 소원🙏 이 생각만 머리에 가득해짐 저는 이미 둘의 사랑에 설득당했어요.

처음 저녁 대접할 때 은버트가 한 손으로 글라스 두 잔 다 들고 다른 손엔 브랜디를 들고 식탁으로 가서 세팅한 뒤에 양 팔을 벌리며 잠시 자찬을 하는데 아~~~ 박은태 배우의 몸을 쓰는 방식이 좋다. 곧고 다정하고 우아한 손짓.. 그리고 두번째 날 독초씬 후에 프란이 화분에 꽂아놓고 간 화초를 로버트가 옷 갈아 입고 와서 보고는 슬쩍 웃으며 매만지는 거 범.죄입니다. 

 

로즈먼 다리에서 로버트가 프란 사진 찍고 "이건, 내 거니까." 하니까 옆에 앉은 분이 작게 "헉.." 이래서 속으로 깔깔 웃음ㅠㅠ 아~~~ 처음에 트럭 같이 탈 때만 해도 로버트 물병 안 받았는데 둘째 날에는 망설임 없이 받아서 입 대고 마시고.. 둘이 서로에게 다가가고 바뀌는 장면들이 좋다. 

자첫, 자둘 때 프란은 항상 어떤 떨림 앞에서 두려움이 더 커 보였는데 오늘은 설레임이 더 크게 느껴졌다. 잘 웃고 부끄러워하고.. 로버트가 돌아가고 프란 혼자 발코니의 흔들의자에서 해가 뜰 때까지 가만 앉아있는 그 장면을 너무너무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오늘 그 장면에서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짓고는 당황해서 잠들려고 애쓰는 모습이. .. 프란을 웃게 해줘서 고마워요 로버트.. ^^ 계속 흐뭇한 웃음 지으며 그들의 순애를 감상했어요.

 

로버트는 정말 프란체스카가 듣고 싶었던, 필요했던 말만을 해주는구나.. .. 당신 얘기를 더 듣고 싶어요, 자유로운 네 모습을 봐, 떠나지 않을 거예요, 사랑해요, 프란체스카, 나는 당신의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아아... 1막 정말 순식간에 끝났다. 라디오씬에서 부끄러워하는 프란에게 웃으며 춤을 청하는 로버트 볼 때마다 저는 다시 사랑에 빠져요. 둘이 아름다워서.. 아니 오늘 차프란 노래도 레전드였는데 너무 예뻐서 진짜 뭐임?? 그녀의 얼굴을 오페라 글라스로 뚫어져라 봤어요 어떻게 사람 표정이 ㅇㅅㅇ <- ???? 나 그들과 폴리아모리 해도 될까요? 

삼연 오면서 버드 비중이 좀 늘어난 것 같다? 아빠로서의 모습, 남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가정 너무 안정적으로 보여서 의도가 뭔지 모르겠음.. 흠.. 2막 첫 곡 들을 때마다 아주 신나는데 끝날 즈음 버드의 어깨도 무거워보여서 맘이 좀 그래.. 그리고 버드와 앙상블이 사라지며 시작되는 로버트 킨케이드씨의 세상 모든 따뜻함과 부드러움과 다정함이 담긴 플러팅 쇼쇼쇼🧨 프란이 버드, 하고 말실수 했을 때 아무렇지 않게 커피 따르면서 말 돌리는 거 진짜 “어른”이다 

프란은 뭐든 할게, 사랑할게, 내 꿈을 당신이 이뤄줘, 하며 버드에게 도망쳐왔지만 정작 그녀의 꿈은 로버트의 모습을 하고 그녀가 이루고 가꾼 집으로 찾아왔다는 게 과연 그녀에겐 행운일까요 불행일까요? 도망친 곳에 꿈은 없고 진심으로 바라는 건 뭘로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 정말 원하는 건 심지어 스스로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더라도 마주치는 순간 단번에 깨닫게 된다는 게 너무 괴롭다. 근데 행복하기도 하다. 네네, 제가 이 극을 정말 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7년 전에 처음 깨달았던 것처럼요. 

 

단 한번의 순간에서 삶과 삶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충격이라는 후기가 인상 깊다. 서로가 서로의 상황인 채로 만났기에(안정감, 뿌리 내린 삶 <-> 자유롭고 고독한 이방인) 더 끌렸으리란 것도.. .. 프란이 안젤로와 살고 있었다면 로버트는 정말 길 묻는 사진 작가였을 뿐이었겠죠.. 하지만 이런 가정과 상상은 이미 둘이 만난 후에는 의미 없다. 알 수 없지 괜찮아요 LOVE IS ALWAYS BETTER.. .. 오늘도 여기서 로버트가 무릎 꿇었는데 프란이 같이 무너져서 이마 맞대고 어떻게 떠나냐고 오열하는 그 장면에서 가슴이 벅벅 찢어졌어요.. 아 나 정신아픔이야. 

 

첫 넘버가 <집을 짓다>인 프란이 2막에서는 버드에게 "집에 가고 싶어.." 라고 하는 이 . 이게. 이걸. 맨 정신으로 어떻게 보라고요?

 

버드 장례식 끝나고 온 전화.. 그 긴 세월 단 한 번도 잊지 않고 그러나 프란의 선택을 존중하기에 끝끝내 참다가 오직 한 번.. .. 걸었던 로버트의 전화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그리고 그 적막.. 정적 속에 단번에 상대를 알아차리는 프란도 찰나와 같았던 나흘로 영원을 살고 있었단 사실을 보여줘서 난 또 말을 잃어..

 

괜찮아요 사랑이니까 끝나갈 때 뒤의 무대 열리면서 거꾸로 선 옥수수 밭과 그 아래 로버트,, 그 환상적인 광경을 볼 때마다 그냥 사연있는 여성이 되고 말아요. 근데 로버트 눈물 고인 채로 웃고 있더라..? 아 로버트 너무 외로워 아 매다리통 와 아 ㅠ 이런젠장..........로버트같은사람이세상에어딨어 어떻게 매일 매다리 얘기하는데 질리지가 않지 

오늘 연기도 감정도 무대도 노래도 너무 좋아서 아아,,, 이제 됐다, 라는 사치스러운 감정이 들었는데 아직 예매표가 2개나 남아있어서 잔잔하게 행복하다. 근데 경험으로 봤을 때 이거 극 보고 난 직후에 약간 마취 덜 풀린 느낌으로 하는 소리고 분명 내일쯤 제정신 돌아오면 또 미쳐서 회전문 돌고 싶을듯.. 

아무튼..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 박은태 배우 인터뷰를 보고 또 쓰러지다
https://m.blog.naver.com/theatreplus/2238676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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