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 차지연 최호중 정의욱 홍륜희 양성령 홍준기 김단이
죽기 전 단 하나의 기억만 떠올릴 수 있다면 이 뮤지컬로 할게요
7년만에 돌아온 매디슨.. 얼떨떨하게 예매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한 달이 지나 첫 관람의 날이 왔다. 3년이 지나면서부터는 관성처럼 기다려왔는데 첫 넘버가 나오고 무대에 빛이 드는 순간 아.. 내가 지독하게 사랑했던/하는/할 뮤지컬이 돌아왔구나..
"한 가지 할 이야기가 있어요, 단 한 가지만. 다시는 하지 않을 거예요. 기억해 주세요.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 거예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예요."
재연(7년전)에는 빠졌지만 너무나 사랑했던 이 대사.. 이 대사가 돌아왔다. 나 정말로 이 여름을 보내지 못해서 어떡하라고..
극 얘기를 해야지.. 그러나 삽시간에 벅차올라서 이성적 생각을 할 수 없는 나.. 어쩌면 좋을까요.. 너무 좋은데 극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냐면 이렇게 또 이 페어가 끝나면 난 남은 평생 이 순간만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나? 싶어서 막막했다. 진심으로.. 모르겠어요. 나는 완전히 붕괴되었어요. 나 미치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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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에는 버드가 풍채가 좋아서 로버트와 대비가 더 심했는데 이번 캐스팅에서는 버드도 안젤로도 훤칠하고 훈훈해서 낯설었다. 그러나 그게 몰입을 방해한 건 아니고 새롭고 좋았음
코러스가 나오는 모든 넘버들이 아름답다. 오하이오의 주민들이 함께 하는 넘버들에는 운명적 사랑, 낭만, 새롭고 특별한 어떤 건 없지만 일상의 위로와 사소한 다정함이 있다. 사람은 단 사흘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일상을 받쳐주는 다정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주민들과 정확히 반대편에 서 있는 로버트의 등장. 박은태씨 퍼스널 컬러는 로버트 킨케이드세요. 난 정말 이 남자 사랑하지 않는 법 몰라. 아아.. 진심이 아닌 모든 겉치레에 능숙하지만, 진심을 전하는 순간에는 미처 다듬지 못한 날것의 마음을 그러나 주저하지 않고 내놓는 이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 속절없이 젖어들고 말아요..
꿈이란 뭘까? 켜켜이 쌓인 삶의 먼지에도 바래지 않는 별과 같은 이정표를 다들 가지고 살아가는 걸까? 그 앞에선 눈물나게 환상적인 하늘의 색채도 그냥 지루하고 납작한 일상이 되는 걸까요.. 로버트가 프란의 눈에서 계절과 세상을 본 것도 어쩌면 그 꿈 때문일까..
지금 생각해보니 처음 프란 집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마당의 수도관에서 대충 샤워하던 로버트가 .. 2막에선 자연스럽게 프란네 샤워실에서 씻네.. <기나긴 시간을 건너> 넘버 근처에서 “낯선 곳에 오면 항상 이래요?”하는 프란의 물음에, “누군가의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가까워지지도 않는다”던 그 대답이 떠올라서 아침부터 눈물 흘리는 사람 되어요
<어떤 떨림>을 듣고 프란의 시선으로 보는 로버트에게 반하지 않을 수 있나요? “어떤 시간 속에 태어나 이 곳에 존재하는지” 궁금해지는 사람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가슴 떨리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모든 넘버 모든 멜로디가 온전히 취향일 수가 있냐고요 감상 같은 걸 쓰다가도 절제하지 못한 주접이 줄줄 흘러나온다 사람 살려
재연에 비해 삼연에서는 차프란 은버트 둘 다 감정이 훨씬 격했다. 차프란의 얼굴은 거의 극 내내 젖어있었음 격렬한 감정선으로 노래하느라 사실 조금은 불안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연기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정말로 저런 얼굴과 목소리로 오하이오 어딘가에 프란이 살아있을 것 같은..
대화가 늘었고 은버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다정해서 저는 그저 행복했어요. 되돌아보면 이성적 끌림을 느꼈던 현실의 남자들은 목소리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하하 1가정 1로버트 배포 부탁드립니다~
아!! 너무 길어진다
아무튼 둘의 연기 차력쇼 아름답고 슬프고 사랑하고, 모든 출연진들의 목소리가 맑고 듣기 좋아서 행복했다
그래요 너무너무 행복한 3시간이었어요 정말 좋아하는 마지막 프란의 넘버 <괜찮아요 사랑이니까> 매순간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보지 못한 미래가 생기지만 괜찮다. ”수많은 길, 수많은 선택.. 나에게 알려준 많은 것들을 생각해요. 당신이 떠난 자리에 남아있죠. 난 당신을, 당신은 날 사랑했어.. 여전히 사랑해.“ 그리고 그 뒤로 젊은 로버트의 “너와 나, 단 한 번의 순간. 또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 깔리는데 가슴 벅벅 찢어지고 걍.. 할 말이 없어요 저는 완전히 붕괴되었어요
날 미치광이로 만들었던 7년 전 커튼콜....... 그때와 다르게 이번엔 둘이 포옹하고 각자의 문으로 돌아섰다. 7년 전에는 둘이 포옹조차 안 하고 그 너른 무대의 양 끝에서 서로를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만 보다가 헤어져서 제가 정신아픔이가 되었었죠.. 뭐 이번에도 딱히 정상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네 다음주 2번 더 남아있어요 그 다음주도 표 잡으려고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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