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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박은태 배우가 본인의 역에 대해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하므로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이라도 함께 하자는) 그런 말을 하는 모습으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극은 실패한 극이다." 라고 언급한 내용에 더없이 공감한다 그리고 본인이 말한 문장이 곧 내가 본 로버트와 정확히 같아서 다시 한 번 그리워하고 있음

*

2막 끝자락에 프란이 부르는 넘버.. 당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 떠났다면, 아이들이 크는 걸 보지 못했다면, 전화를 했다면.. 수많은 선택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의 결과에 대해 후회하진 않는 프란이 자꾸 생각나.. 한 번 쓰기 시작하면 사실 하루 종일도 말할 수 있다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당신의 선택을 존중해요, 하는 표정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나는 이 극에서 알았네 수많은 만약으로 이루어진 극이자 프란의 인생이고 우리의 인생이었음을 자꾸만 떠올리고 있음 간절하게 함께 떠나길 바라며 눈을 맞추던 로버트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요하지 않는, 당신이 원한다면, 이 대전제가 되는 로버트.

*

- 태어나 처음으로 나를 이끄는 강한 빛.
- 나도 사랑해요,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더. 
- 아뇨, 아뇨. 그러지 말아요. 이제 안돼요. 그동안 함께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혹시나 그 사람이 날 필요로 할까봐 그랬던 거예요.
- 당신 전화를 너무나 기다렸지만 당신이 한 선택을 존중해요
- 나의 사랑을 매일 느꼈기를 바라요. 나는 당신의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영원히.

 

대사 하나하나에 다 코멘트 달 수 있고 사실 재연에선 없어졌지만 초연의 "한 가지 할 이야기가 있어요, 단 한 가지만. 다시는 하지 않을 거예요. 기억해 주세요.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 거예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예요." 도 좋아한다

 

-

연기나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연출이 정말 아름답다 계속 변하는 하늘이며 창문과 문, 소품을 나르는 배우들의 손짓까지도.. 마지막에 뒤집힌 옥수수밭을 보며 이유를 알 수 없이 눈물이 났다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보고 올 때마다 너무 아름다워서 여운을 쉽게 떨칠 수가 없다 왠지 프랑켄슈타인의 '나 그 꿈 속에 살 순 없었나~' 하는 멜로디가 자꾸 생각나는ㅋㅋㅋ 겨우 세 번 봤는데 총막 전까지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매일 셈하고 있다 처음으로 모든 걸 다 걸었던 로버트와 살아온 시간보다 더 당신을 사랑한다는 프란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평생을 살아간다니 믿을 수 없어 순간을 영원으로 그 나흘에 영원히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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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30 팬레터

김경수 문성일 김히어라 정민 권동호 임별 이승현

 

: 일단.... 오케가 mr로 대체되었다 눈물... 박자가 좀 빠른 느낌이었어 숨차요~! 그리고 유고집 넘버 좀 더 재즈 느낌으로 편곡됐다 이건 좋았음 음향 얘긴 미리 봤던 얘기도 있고... 동숭이 그리웠다 계속 마이크에 옷 스치는 소리나 바람 소리 조금씩 들어가더라. 흑흑 캐스팅은 일부러 재연 때랑 거의 비슷하게 잡았는데 해진쌤 뉴페이스얐다 노래 목소리 너무 취향.. 되게 세훈이 오구오구 해서 귀여웟엌ㅋㅋ 약 발라줄 때 따끔< 이거 입으로 말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저도 손 베였어요ㅠㅜ~!

 

1막은 항상 생각하지만 감정선 흐름이 너무 빨라서(관객입장에서) 이번에도 역시 혈서에서 아이고 선생님~ㅠ 함ㅋㅋ 이윤 선생님 재연보다 더 깐족대시는데 넘 잘해 당신... 정민 배우님ㅋㅋㅋㅋ 천재인 나에 심취하셨다

 

히카루 원고지 칸칸이 뛰어넘는 연출은 언제나 사랑하고요 세훈.. 진짜 해진 선생님 존경하는 문학도 학생의 순수함이 ㅠㅠ.. 내가 칠인회였어도 세훈이 예뻐하지 않곤 못 참는다 넘버가 확 바뀐 부분은 없는데 한 두 소절씩 추가되거나 바껴서 어? 싶었다

 

호불호로 따지면 대사는 한마디씩 부연 설명이 붙은 거 같아서 흠? 싶었고 노래는 멜로디 바뀐 게 더 취향이다 근데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라 또 듣다보면 이쪽이 더 좋아질수도 있어...

 

항상 수용 배우님 해진쌤을 봤는데 오늘 해진 선생님은 좀 더 사근사근하시고 병약해서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글에 취하고 사랑에 약한 문인 그 자체... 주요 세 인물의 감정적 우위가 명확하게 보였다 히카루>세훈>해진선생님인데 감정의 우열을 따진다는 게 말이 안 되기는 하지만 본인의 감정을 휘두르는 데 멈칫하지 않는 정도가... 히카루 정말이지 거침없이 본인이 세훈이 원하는 것을 위해 세훈이마저도 멱살잡고 끌어당기는 느낌

 

세훈은 해진의 끝이 보일 때마다 멈칫하고 히카루를 말리는데 네가 원한 거잖아!! 네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거야 하면서 원고 쥐여주면 다시 별이 빛나는 시간 속에 히카루를 믿고 만다... 유일한 이해이자 구원인 상황으로 자기 눈을 가리는 거 같았어 엉엉 ,, ㅜ

 

해진은 글에 히카루에 편지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었는데 생의 반려에서 글까지 없으면 나는 뭐야 !!! 나도 살고싶어서 그래...... 하는데 아........ ‘인간은 미지의 행복보다 익숙한 불행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항상 거울에서 안녕, 나의 빛, 나의 악몽 여기 울컥하는데 오늘은 고백에서 해진이 너무 절망적으로 내가 몇 번이나 기회를 줬는데 왜 가장 멍청한 선택을 했냐고.. 무너질 때 내 맘도 같이 무너짐 세훈 표정도 무너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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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8 달과 6펜스 자첫(스포가 있을수도 있는 후기)

(모리스-김지철/유안- 주민진/케이- 김지휘/미셸-김히어라)

 

: 김히어라 배우님한테 다시 한 번 반했다. 미셸 넘버 다 너무 좋고 비중 작은 게 원통했음. 진엔딩은 미셸 뿐이죠 압니다 근데 진짜 미셸 이야기 좀 더 해줬으면 좋겠다.. 미셸의 달은 뭐였을까 히어라님의 표정, 손짓, 걸음걸이, 목소리 모든 게 완벽했다. 이렇게 설명이 부족한데도 그 모든 비언어적 요소에 설득될만큼...

 

메인 넘버 홀려서 예매했는데 세 주인공 모두 각각의 감정으로 리프라이즈 해서 좋았음. 예술에 천재 나오면 대충 어떤 스토리 분위긴지 이제 다 알죠? 넴ㅋㅋ 미셸은 그 스토리 라인에서 살짝 빗겨선 인물이라 더 감정선이 좋았다.

 

극중 화자 역할이름이 케이구나 이제 알았네.. 아무튼 케이는 완전히 방관자라기엔 엘리자벳의 루케니 같은.... 중요한 역할은 하지만 화자가 본인이라 결과적으로 화자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하게 되는 극이었다. 그래서 모두 끝난 뒤에 혼자 남은 케이가 어떻게 변해갈지, 이제 무슨 이야기를 찾을지 궁금해졌다. 왼블에 앉아서 잘 안 보였는데 거울의 눈 부분 붓으로 그어버린 게 케이의 감정을 나타낸 장치였던 것 같음.

 

유안은.. 처음엔 싱클레어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극중 표현 ‘덧칠된 하얀색’이 정확한 표현임. 만들어진 하얀색. 정말 그림같은 인물이었는데 흰색이란게 얼룩 하나 튀면 하얀색은 그저 배경이고 주체가 얼룩이 되잖아.. 딱 그 느낌이었다.

 

극중 모두가 뭔가를 참고 있지만 유일하게 참지 않는 모리스...... 솔직히 모리스는 인간이라기 보단 좀 관념 같았다... ㅋㅋ 하이드에 가까운 순수함... 더할 말이 없다. 유안에게 튄 얼룩이 모리스였다고 생각해.

 

유안 처음 나올 때 그.. 팬레터에서 “모든 풍경은 금빛으로 눈이 부셔” 할 때의 해진 선생님 느낌이었는데 이야.,, 황금색 따뜻한 조명 부드러운 멜로디 극 중 세 번 나오는데 유안 첫 등장(유안 혼자)/파멸 한 끝 전(함께)/끝난 후(모리스 혼자) 여서 속으로 탄식했다. 이거 케이 시점인가? 

 

미셸은 같은 모양 틀린 위치에 맞춰진 퍼즐 조각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 미셸 넘버 때 더 헉.. 했다. 맞는 그림을 찾는가 싶더니 그 모든 게 스스로 그림이 되기를 거부하는 과정이었던 열린 결말이라고 느꼈다. b블럭(왼블) 통로쪽 1열 진짜 미셸 명당이니까요 아셨죠

 

아니 근데 tom 2관 무대랑 관객석 단차가 거의 없고 너무 가까워서 진심 손 뻗으면 연기 중인 배우님 손 잡을 수 있어(확신) 약간 몸둘 바를 모르겠는 기분으로 감상했다 ㅋㅋㅋㅋ 이렇게 가까운 감상 처음이었어

 

미셸의 “왜.. 왜?”가 유안의 “왜.. 왜?”로 리프라이즈 되는 거 좋았고요. 캐치 프라이즈 “나는 감각이 지나가는 빈 껍데기야” 인 거 같은데 “예술엔 고통이 필요해(ㅋㅋ)” 가 더 핵심인듯 ㅋㅋㅋㅋㅋㅋ

 

'이건 내가 연주하는 시간의 음악', 할 때 미셸한테 반하지 않는 사람은 팔꿈치를 혀로 핥으시오.

 

유안 창법 갈수록 모리스 닮아가다가 마지막에 모리스가 유안처럼 부르는 거 좋았다. 그래서 뭔가 더.. 모리스가 별개의 인물같지 않았음.

 

미셸이 두번째로 책 구절 읽는 부분에서 히카루 생각나서 아., ㅠㅠ 팬레터 사랑해(갑자기)

 

예술하는 친구들 보면 고통스러울 거 같은데 한 번쯤 더 같이 보러가고 싶기도 하고... 흠,,, 아무튼 배우님들 연기 대박 성량 대박 히어라 배우님도 그렇고 주민진 배우님이랑 김지철 배우님 노래 톤 바뀌는 거 너무 좋았습니다

 

-

눈물 포인트는 개인적으론 없다고 느꼈다. 정말 '이야기'. 같이 본 친구가 도리안 그레이 생각난다고 했는데 공감했어ㅋㅋㅋ 남자 천재 많이 봤다는 말에도 공감ㅋㅋㅋ 좋은데 익숙한 좋음이다 이미 여러번 봐왔던 그 스토리 그 분위기 그 인물들.. 아무튼 김히어라 배우님 사랑합니다 똑같은 스토리 전원 여자였으면 정말 말도 안 되게 감겼을 거라고 생각함. 왜냐면 나는 천재 나오는 이야기 좋아하니까 ㅋ 아 재밌었다~ 이제 지앤하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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