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영, Take a look
나 고양이는 집사에게 실망했다
나 고양이는 너보다 어리게 태어나서
영영 너보다 우아하게
영영 늙어갈 것이니
내 눈 속에 달이 차고 기우는데
깜빡이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뒷동산에는 감자가 가득한데 캐지 않고
내 털이 지폐보다 귀한 줄도 모르고
투정이나 가끔 부리고
길에서 다른 고양이한테 가끔 사료나 챙겨는 주고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로 잊히겠니
어느 날 내가 다녀간 후에
아무도 할퀴지 않는 밤이 여러 번 지나더라도
타인을 너무 많이는 미워 말고
장롱 밑에서 내 털을 보고 울지나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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